영정속에서 화안히 웃던 벗이여!
(조문한 친구가 애절하게 올린 글)
낮게 구름을 드리운 하늘이
울컥울컥 소나기를 쏟는 날...
벗이여! 그대 정녕 떠나는가?
검은 상복을 입은 스물 넷, 열 너댓살의 딸들을 보며
들꽃같던 그대의 모습을 기억해 내는 그 자리에서
흰국화 너머 영정 속의 너는 주황색 고운 티를 입고
활짝 웃고 있었는데...
마지막 가는 길, 네 손을 잡아주던 경숙이가
금방 울음을 터트릴 듯한 얼굴로 우릴 맞고
인천에서, 공주에서, 서울에서, 천안에서
그리고 네가 태어난 월산에서 모인 이십 여 벗들.
그대 보았는가
얼굴 보며 이름을 다 떠올리기는 했는가
정안중 19회의 이름으로, 맑은 날들 벗으로
우리 어찌 이리 이승과 저승의 거리를 두고
절을 하며 만나야 한단 말인가
그래도 너를 기억하며, 추모하며, 모인,
살아 있는 우리는
서로 서로 잔을 권하며
슬픔에 빠지지 않으려 농담을 건네기도 하며
그 동안 못 봤던 벗들의 핸드폰 번호를 적으며
마음을 담은 부의금을 걷으며
네가 마지막 부른 자리를 오래도록 떠나기 어려웠다.
광제, 학래, 승남, 상선, 정규, 재영, 희자, 종경, 상수, 병윤,
경숙, 순옥, 종남, 종례, 형연, 완순, 옥순...
그리고 그 자리엔 못왔으나
네 부음을 듣고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을 많은 벗들......
경숙이가 그러더라
준자도 우리 이렇게 모인 벗들을 보며
좋아하고 고마워 하리라고...
네 고운 딸들이 그러하 듯
우리 또한 순하게, 따뜻하게
살아갈 것이다.
소랭이 바람 같이,
월산의 맑은 물처럼
흐르고 흐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네가 부러워 할 정도로
살아 있는 동안 자주 만날 것이다.
하여 세월이 한 참 흐른 후 우리 다시 만날 때
열 너댓살 순박한 마음으로 악수를 하자.
영정 속에서 웃던 그 모습, 그 마음으로
세상에서 만난 고운 기억들만 품고
그대 잘 가라.
그대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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