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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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GQ에 나왔던 글 2012-02-18 14:32
  글쓴이        (H) 조회수 : 282   추천: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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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제가 본 글인데 혹시 임혁님 못보셨을까봐 여기다 알리네요.

GQ가 저도 처음엔 뭔가 했는데 잡지책 이름이더군요.

임혁님 보시라고 여기다 올려보았습니다. 작년에 신기생뎐 임혁님

상 못받으셨지만 이렇게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거 아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SBS가 드라마자체에 문제가 있어도 배우는 잘못 없고 연기에 충실했음에도

훌륭한 연기 보여준 아수라에게 아무 상도 주질 않아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아래글은요 네이버나 다음 이런 곳에 GQ 2011 올해 이렇게 적고 검색만 하면

아래글이 올라온게 수두룩 검색이 되어요



 


올해의 남우조연 : 신기생뎐 '임혁'




임성한은 후진 작품을 쓰는 좋은 작가다. 이 말은 꽤나 시비거리지만, 임성한에게만큼은 홀가분하게도 들어맞는다. 주연배우를 모두 신인으로만 캐스팅하는 것은 몇 번째 반복되는 패턴이라, 드라마의 중심과 무게는 곧장 중견배웅들의 몫이 되었다. 하지만 임혁이 연기한 '아수라'는 SF도 아닌채, 눈에서 녹색광선을 쏴야 하는 유치찬란, 허무맹랑, 말 같지도 않은 캐릭터일 수 있었다. 무시무시한 장군, '호호호' 입 가리며 웃는 아줌마, 사탕달라 떼쓰는 아이... '귀신에 씐다'는 설정 속에서 '아수라'는 무차별적으로 '쇼'를 선보여야 했다. 그런데 임혁은 거두절미 연기만 했다. 그 표정 그 동작 어디에도, '이런 걸 해야 하나?'는 자의식이 없었다. 후진 작품을 연기로 극복한 좋은 배우로서 임혁은 빛을 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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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2011 올해의 awards etc



2011 올해의 프로그램 : 한국인의 밥상

정월 초엿새에 첫 방송을 내보내고 지금가지 총 44회가 이어졌다. 버섯, 오징어, 콩나물, 조기, 감자, 멸치... 또는 장흥, 주문진, 전주, 추자도, 평창, 기장.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곳에 가서 그곳의 밥상을 받는 조촐한 기쁨은 한 끼의 안식을 넘어, 짐짓 경건하기까지 했다. '테레비에 나간다니 화장도 하고 한 번도 안 쓴 접시도 꺼내야지' 하는 할머니는 할머니대로, '나는 그냥 이렇게 먹고 산다'며, 접시에 옮겨 담을 것도 없이 냉장고에서 꺼낸 반찬통쨰 상을 차린 아주머니는 아주머니대로, '한국인의 밥상'엔 과연 한국인과 밥상이 고스란히 함께였다. '한국인의 밥상'은 요란한 맛집 소개, 비법공개 프로그램이 아니다. 하필 그곳에서 그 맛이 나는 까닭을 파고들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입맛과 애환이 모두의 역사에 다가서는 마법을 매주 차려냈다. 진행과 내레이션을 맡은 최불암은 대접해야 할 어른인 동시에 친근한 마실꾼으로서 밥상의 한쪽을 채웠고, 제작진(특히 홍영아 작가)은 배경음악 한 소절까지 섬세하며 다루며 스스로 귀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냈다. 눈이 내린 어느 날, 정선의 겨울 밥상 편을 다시 보는 날도 있을까? 그리고 언제나 메아리로 돌아오는 질문을 떠올리게 될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자, 오늘 여러분의 밥상은 어떻습니까?



 

올해의 노래 : f(x) 피노키오

거두절미하고 시작해서, 잠깐 귀간지를 틈도 주지 않는다. 들었따가 멈추는 일도 불가능하다. 히치하이커가 추구하는 '빡빡함'이란 단어가 편곡에, 리듬에, 사전 펼쳐놓은 듯이 있다. 부셔보고 다시 조립한다는 가사가 무섭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그 정도로는 '생활 기스'도 나지 않았다. 수십 개로 잘라서 겹쳐 놓은건 보컬이고, 치아를 덜덜 떨게 만든다기보다, 이 짧은 노래에 입체감을 부여한다. '버스-브리지-코러스' 어디에서도 노래의 한 절이 끝났다는 감각은 없고, 절정 부는 너무 간단하게 극적으로 끓어오른다. 결말은 다른 편곡을 이어 붙인듯하다가 갑자기 끝난다. 어느 부분도 예상치 못할 창의성. 카를로콜로디오 '피노키오' 역시 19세기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현재적인 이야기였다.



 

올해의 안무 : 시스타 Ma Boy

효린과 보라가 몸을 꿀렁꿀렁 내리다 손을 탁 털었다. 한 번도 아닌 두 번. 허리를 집어넣고 가슴을 활짝 펼 때면 기도라도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슬리브리스와 핫팬츠만 입은 연습 동영상은 더 인기였다. 하이힐까지 신은 폼이 도무지 연습은 아닌 것 같지만... 한 곳에 설치된 저직한 카메라는 좀 더 정확히 전신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랩 하는 게 보라인지 노래 하는게 보라인지 둘 다 보라인지는 잘 몰라도 노래는 금세 다 외웠다. 후렴구 부분만 정확히, 현아가 비 맞으며 골반을 휘두르던 비장한 안무는 '순간'이 너무 진한 탓에 평균치를 낼 수 없어서 아쉽게 탈락.



 

올해의 한방 : 인피니트 내꺼하자

승부수를 던지는 아이돌은 보통 두 종류로 나뉜다. 외국 작곡가를 섭외하는 '글로벌'파와, 복고와 우주인 같은 콘셉트로 분장하는 '둔갑술'파. 인피니트는 둘 다 아니었다. 별다른 승부수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오랫동안 작업해온 스윗튠의 곡을 다시 한 번 받았다. 주인이 명확한 소리. 콱콱 찍어주는 부분이 확실한데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힘이 있었다. 확실한 자기 노래를 들고 무대에 선 인피니트는 그만큼 제대로 보여줬다. 끊을 때 팍팍 끊고, 꺾을 때 팍팍 꺾으며, 눈에서 광선을 뿜었다. 그보다 센 건 올해 본 적이 없다.



 

올해의 무대 : 이소라 No.1

'나는 가수다'의 한 측면은, 가수의 태도를 볼 수 있는 벼랑 같은 시간이라는 점이다. 쉽게 나누기로, '나가수 스타일'이냐 '그냥 내 스타일'이냐 사이에서 선택은 불가피하다. 그런데 이소라가 'No.1'을 부를 때 그 구도조차 무색하고 부끄러워졌다. 일요일 저녁, 텔레비전 앞에서 갑자기 벌떡 일어나게 만든 낯설음. '이래도 되나'하는 무구한 의심들. 그 파워, 그 침묵, 이소라는 끝내 어떤 틀을 벗어나고 말았다. 사실 그건 아티스트만의 특권. 그녀는 마침내 봄이 오려는 멜버른에서 진한 가을 노래를 피아노 하나에 훌쩍 부르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누군가는 그게 어색하고 불편하다 했지만(경연 순위는 7위였다) 그 불편함이야말로 기꺼이 곁을 주며 즐길 만한 것이 아닐까? 이 편한 세상에.



 

올해의 가수 : 박정현

박정현은 '나는 가수다'라는 말에 가장 충실한 무대로 밀어붙였다. 그녀는 누군가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대신 자신을 설득하는 노래로 관객과 마주했다. 무기는 노래뿐인, 그녀는 가수였다. 노래는 그녀에게로 가서 여전히 노래일 뿐, 쇼나 이벤트로 물러지지 않았다. 인기상이라도 타겠다며 나서는 '전국노래자랑' 참가자처럼 굴지 않았다. '명예졸업'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죽을 때까지 그 무대에 있었으려나? 멜버른 공연에서 박정현은 '이런 노래도 할 줄 안다'는 자랑 대신, '나는 이런 노래를 한다'는 마음을 보여줬다. 박수가 모자랐다.



 

올해의 CF 모델 : 이영애

라이벌이 없다. 있다 쳐도 결국 없는 것과 같다. 이영애는 이영애를 증명했을 뿐이니까. 그것도 단 몇 초 동안의 목소리와 포즈로서. '올레 스마트홈패드' 광고엔 시안이 있었을 것이다. 팜므파탈이니 뭐니 하는 말들이 떠다녔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곧 무색해졌을 것이다. '당신은 당신 좋아하는 거, 나는 나 좋아하는 거, 그렇게 살아요' 하는 순가 '이영애'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으니까. 그녀의 새로운 작품을 보는 기쁨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벌써 충만하니 이를 어쩌나. 말해 뭐 해, 그녀가 이미 이영애니.



 

올해의 남우주연 : 뿌리깊은 나무 한석규

그의 걸음을 본다. 본적이 없다. 아무도 저렇게 걷지 않았으므로. 대본이 규격할 수 없는 '바깥'의 연기. 흔한 '몰입'이라는 말이 되려 무색한, 오직 그 사람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 떠올리자면 '선덕여왕'의 미실, 고현정이 있었다. '눈썹을 요리조리 움직이며'라는 지문 없이 오직 '미실'이 스스로 취한 표정과 포즈가 있었다. 아무리 봐도 '이도'와 '세종대왕'과 '한석규'는 모두 따로다. 감정이입 같은 건 없다. 다시 그의 걸음을 본다. 어디로 가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어쩌면 그도 모르는 게 아닐까.



 

올해의 여우주연 : 만추 탕웨이

'블라인드'의 김하늘, '써니'의 심은경, '시크릿 가든'의 하지원, '카운트다운'의 전도연, '오직 그대만'의 한효주, '쩨째한 로맨스'의 최강희,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윤소정,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배종옥, '최고의 사랑'의 공효진, '반짝반짝 빛나는'의 이유리, '로열 패밀리'의 염정아. 하지만 수상자는 '만추'의 탕웨이.



 

올해의 여우조연 : 로열 패밀리 김영애

물을 삼키듯이 대사를 꿀꺽이며 염정아(K)를 쳐다본다. '나는 천성적으로 싸움을 즐기는 사람이다' 자칫하면 '나 싸움 완전 잘해'라고 만만하게 들릴 대사지만, 그녀가 말하니 뒷걸음질 치게 하는 기개가 역력했다. 어떤 '파워'로는 도무지 당해낼 자가 없었다.



 

올해의 남우조연 : 신기생뎐 '임혁'

임성한은 후진 작품을 쓰는 좋은 작가다. 이 말은 꽤나 시비거리지만, 임성한에게만큼은 홀가분하게도 들어맞는다. 주연배우를 모두 신인으로만 캐스팅하는 것은 몇 번째 반복되는 패턴이라, 드라마의 중심과 무게는 곧장 중견배웅들의 몫이 되었다. 하지만 임혁이 연기한 '아수라'는 SF도 아닌채, 눈에서 녹색광선을 쏴야 하는 유치찬란, 허무맹랑, 말 같지도 않은 캐릭터일 수 있었다. 무시무시한 장군, '호호호' 입 가리며 웃는 아줌마, 사탕달라 떼쓰는 아이... '귀신에 씐다'는 설정 속에서 '아수라'는 무차별적으로 '쇼'를 선보여야 했다. 그런데 임혁은 거두절미 연기만 했다. 그 표정 그 동작 어디에도, '이런 걸 해야 하나?'는 자의식이 없었다. 후진 작품을 연기로 극복한 좋은 배우로서 임혁은 빛을 뿜었다.



 

올해의 소년 : 틴탑

틴탑은 올해 '향수 뿌리지마'로 보이그룹의 정점을 찍었다. 직관적인 제목과 10대가 직접 쓴 것 같은 가사, 한 줄 허벅지와 형광색 머리카락으로. 틴탑이 소년 중의 소년임을 증명했지만 진짜 소년다움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어디서나 형제처럼 똘똘 뭉치는 멤버, 얇고 고운 보컬,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모습, 평생 함께 활동하고 싶다고 말할 때의 진심, 말끝마다 묻어 나오는 단단한 긍정. 무대 위에서 하는데까지 해보겠다는 한 방향의 열정...



 

올해의 소녀 : 손예림

'슈퍼스타K 3'에 출전한 열 살 소녀가 무던하게도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불렀을 때, 심사위원 이승철은 '무슨 애가 블루스가 있냐'며 반겼다. 싸이는 '아이 노래 듣고 소주 생각나긴 처음'이라고 했고, 정엽은 글썽글썽 입을 다물었다. '슈퍼스타K 3'를 통틀어 가장 감동적인 장면으로, 울랄라 세션의 '승리'대신 손예림의 2차 오디션 장면을 뽑는다. 가사의 의미를 알고나 부르는 걸까, 의심이라도 할 수 있었다면 차라리 편했을까? 두부처럼 단정하고 따뜻한 그 목소리는 듣는 모두에게 순수의 시대를 선물했다. 열 살 소녀가 아주 잠깐 동안 한 일이다.



 

올해의 저효율 : LG 시네마 3D 광고 모델들

류현진, 윤석민, 오승환, 이대호가 한팀인데 우승을 못하면 당연히 감독 책임이다. 그럼 장동건, 김태희, 원빈, 신민아를 광고 모델로 사용하고 반응이 없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LG의 3D 기술은 타회사보다 괜찮은 편이다. 제품과 광고 모델은 문제가 없으니 남은 건 기획뿐. 설마, 진짜로 장동건이 페라리를 타고 도망치고, 신민아는 자전거를 타고 은행나무 길을 달리는 걸 기획한 건 아니겠지?



 

올해의 고효율 : 나는 꼼수다

지금까지의 정치언어는 지나치게 폐쇄적이었다. 계급이 분명ㅇ해서, 알아들으려면 공부가 필요했따. 그렇게 갇힌 프레임 안에서 얼마나 많은 밀어들이 오갔을까? 얼마나 많은 것들이 결정됐을까? 그걸 '나는 꼼수다'가 깼다. 과정은 거창하지 않았지만 파급력은 공중파를 압도했다. '떨거지 특집'이라는 제목으로 유시민, 심상정, 노회찬과 방송하거나,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를 초대하기도 했다. 주진수 '시사in'기자는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관련 특종을 '나는 꼼수다'에서 가장 먼저 보도했다. 방송 3사, 5대 일간지 할 것 없는 기존 언론이 동시에 '물 먹는(특종을 놓친다는 의미의 언론계 은어)' 순간이었고, 권력의 핵심은 결국 대중이라는 재확인이기도 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국회의원, 주진우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 웬만해선, 도무지 쫄지 않는 네 명이 올해 마이크와 팟 캐스트만 이용해 벌인 매우 효율적인 일들.




올해의 기획 : 나는 가수다

저급하다. 제아무리 어떤 긍정을 얘기하더라도 그건 불변이다. '본조비는 살아남고 밥 딜런은 탈락할 것'이라는 요약은 퇴고할 수도 없다. 그런 채 '나는 가수다'는 탑을 세웠다. 사람들은 점수를 매기고 줄을 세우는 재미에 빠졌다. '대결과 경쟁'은 수많은 개체로 변형하며 진화했고, 어디서나 흥미로운 포맷으로 환영받았다. 틀림없는 올해의 현상으로서, '나는 가수다'가 쌓은 탑은 멀리서도 잘 보였다.



 

올해의 대인배 : 김여진

세상이 결국 진영이라면, 김여진은 한 편에 섰다. 여기에 '기꺼이'라는 부사는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아침이 오거나,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했다. 김여진이 방송 토론회나 거리에서 한 말은 그녀의 이득과 관계가 없었다. 그게 낯설었던 사람들은 그녀에게 무례했다. 하지만 '당신이 차별대우를 받을 때 함께 싸워주겠다'는 말, '꼭 밥 한 번 먹자'고 홍대 학생회장에게 쓴 편지, 김진숙 지도위원이 마침내 크레인에서 내려왔을 떄 만삭의 배로 흘린 눈물... 한결같았고, 따뜻했다. 김여진은 그렇게 했다.



 

올해의 다관왕 : 나경원

올해의 황당무계, 올해의 해프닝, 올해의 아전인수, 올해의 궤변, 올해의 그루밍, 올해의 매너... 그녀의 이름이 막 밀려들어 페이지 관계상 한 부문으로 통합했다.



 

올해의 컴백 : 카림 가르시아

롯데 양승호 감독은 가르시아가 필요 없다고 했다. 그만큼 칠 수 있는 타자가 많다고 했다. 작년 성적만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가르시아가 시즌 중 한화로 돌아왔을 때, 한화뿐만 아니라 모든 야구팬들이 가르시아를 지켜봤따. 여전히 허벅지로 배트를 쪼개고, 승부처마다 장타를 펑펑 날렸다. 겨우 72경기를 뛰며 남긴 성적은 홈런 18개, 득점권 타율 3할 1푼 6리. 결승타 9개. 한화는 올해 6위에 머물렀지만, 가장 끈끈한 야구를 했다. 신나게 얻어터지면 그만큼 쏘아올렸다. 가르시아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올해의 풍운아 : 임재범

무대에서, 임재범만큼 단단해보이는 사람이 있나? 눈을 부라리거나 거대한 고양이과 동물 같은 송곳니를 드러낼 때 사람들은 좀 압도당했다. 하지만 또 누가, '여러분'을 부르면서 '내가'라는 주어를 그보다 더 절실하게 발성할 수 있을까? 임재범이 위로해준다. 노래했을 때 누군가는 위로받았고, '여러분만이 나를 위로해줄 수 있다' 그가 노래할 때 객석은 울었다. 촛불 하나 켜놓고 앨범 전곡을 단숨에 녹음했다는 전설 같은 얘기나, '수틀리면' 아무도 말릴 수 없다는 무사 같은 전언들은 모두 거짓일 수 없었다. 한편 MBC '바람에 실려 프로젝트'에선 상어를 낚고 아이처럼 즐거워하거나, 진행 욕심을 보이기도 했다. 배우 김영호와 다퉜다는 게 뉴스 페이지를 도배하기도 했지만... 결국 신이 나면 나는대로, 화가 나면 또 그대로 그는 살아온 게 아닐까? 사람은, 원래 그렇게 솔직하게 살자고 태어난 게 아니었나? 하지만 그게 제일 어려운 시대라서, 가수 임재범의 존재감은 기록할만 하다.



 

올해의 호감 : 박하선

'남자에게만'이라는 수식어를 넣어야 할까? 하지만 베시시 웃으며 눈을 축 늘어뜨릴 때는 물론, 정색하며 눈동자의 검은자위를 키울 때도 미간이 펴지고 입가는 넓어지는 건 남자라서 그렇대도, 부끄럽지도 않다. 장독대같은 고전적인 턱선과 4B 연필로 그은 듯한 눈매와 나풀거리는 블라우스. 그녀가 "윤 선생님" 할 때면 직업이 원망스러울 지경이다. 요컨대 박하선은 요즘 여자 같지 않은 희귀한 매력을 풍긴다. '방화'세대에겐 더더욱 진한 향기다.



 

올해의 액션 : 장근석

장근석은 어쩌면 평생 '허세'와 싸워왔을지도 모른다. 대중이 무작정 비웃었던 '장근석의 허세'는 몇 간지 단어로 정리하기 힘든데, 그래서 해법을 찾기도 더 애매하다. 장근석은 나이를 먹으면서 '멋대로 맘대로'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 하다. 그가 MBC '무릎팍도사'에 나와 코 성형성을 해명하면서 손가락 두 개를 콧구멍에 꽂은 순간을 올해의 액션으로 뽑는다. '쿨'했고, 통했다. 올해의 액션으로 수상을 겨룬 또 다른 후보는 장근석이 입국하면서 선보인 공항 셔플 댄스였다.



 

올해의 멋쟁이 : 'High High', '뻑이 가요'는 가요로 분류하기 어려운 노래였다. 한국의 아티스트를 경쟁자로 상정하지 않은 듯했다. 따로 정해놓은 안무도 없었다. 지디 앤 탑은 안무 없이도 가요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초유의 댄스 음악 듀오였다. 팔짱 끼고 눈썹 실룩이면서 고개만 좌우로 흔들어대는 데도, 그게 멋있었다. 비웃음 같기도 하고 자신감 같기도 한 그 모습이 바로 지디 앤 탑이었다. 새로운 게 멋있고, 멋있는 건 보편적이지 않지만, 멋이라면 10년 넘게 근육처럼 단련된 두 명에겐 해당사항이 없었다. 무리수가 없지는 않았다. 앨범에 삽입한 록 두 곡은 없는 게 나았다. 하지만 남자가 그런 시행착오도 없이 언제 멋쟁이 되겠나.



 

올해의 피처링 : 박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GG의 무대가 끝나고 박봄이 말한다. '(자신의 등장이) 비밀이라 그래서 화장실도 못갔어요' 박명수가 말을 받는다. '얼굴이 창백하네요' 박봄은 2NE1의 국내외 활동, 자신의 솔로 앨범 작업, 지디앤 탑과 GG의 피처링으로, 창백해지도록 바빴다. 박봄의 피처링 한 번이면 노래가 마법에 걸리니, 안 바쁠 수가 없었다. '바람났어'는 작업하다 만 것 같은 노래를 완성형으로 만들었고 'Oh Yeah'는 박봄이 아니었으면 시작부터 불가능했을 노래다. 실제로 박봄은 '성분이 강한 화장품만' 쓰는 덕에 거의 창백해 보인다. 그 밖에 박봄은 온갖 중독에 빠져 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흠을 아주 잘 알고도 수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노래만큼은 정말 잘하고 싶다'고 말한다. 박봄의 노래는 어느 자리에서도 간절하다.



 

올해의 만화 : 패션왕

고등학생들이 한 유명 브랜드의 파카를 입는다거나, 아디다스 슬리퍼를 신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패션왕'의 관찰은 좀 더 직접적이고, 적나라하다. 등산파카의 색깔은 어떤지, 가짜의 이름은 뭔지, 바지 밑다은 몇인치로 줄여 입는지, 독특한 그림이나 절절한 이야기, 순간의 위트가 번뜩이는 웹툰은 많지만, 사실을 과장의 힘으로 밀어붙이며 공감을 꾀하는 '패션왕'의 방식은 뻔한 듯 새롭다. '우리 때는 뭘 입었다'느니 '요즘엔 그것보다 이게 대세'같은 말은 세대를 아우르는 훌륭한 얘깃거리가 되었다. 기안84는 '패션왕' 이전에도 '단편선' 시리즈나 '노병가'로 현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재주가 있던 작가다. 'GQ' 11월호엔 '패션왕'의 우기명을 모델로 한 광고가 실렸다.



 

올해의 소설 : 정영문 '어떤 작위의 세계'

'어느새 '정영문 풍으로' 생각하는 재미를 누리는 것은 좋거나 훌륭하진 않더라도, 즐거운 일이다' 문학평론가 박준석의 말이다. 작년에 정영문은 '바셀린 붓다'를 통해 '올해의 남자'로 선정된 바 있다. 편애에 대한 비난을 감수하고 다시 그의 소설을 선정하는 건 많은 사람이 지금껏 좋거나 훌륭하다고 평가한 소설들이 안일함, 혹은 수일함에 대한 갈망으로만 읽혔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백가흠의 문법과는 달랐지만 흥미로웠던 '힌트는 도련님', 언제나 문제작인 김훈의 '흑산', '청년' 최인호의 진심이 엿보였던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언급하고 싶다. 정영문이 펼쳐낸 실재도 아니고 상상도 아닌 '어떤' 작위의 세계에 대한 상찬은 '바셀린 붓다'보다 더 많이 웃었다는 말로 대신한다.



 

올해의 시집 : 심보선 '눈앞에 없는 사람'

심보선이 왜 달랐나를 생각한다. 서정시라고 하기엔 장황하고, 전위시를 쓴다고 하기엔 단정하다. 대부분이 연애시로 읽히며, 스스로 '징징댄다'고 표현할 만큼 육성을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심보선의 시를 읽으면, 사랑의 비감에 흠뻑 빠지지는 않는다. 차라리 심보선은 우정을 보여준다. 약속도 없고, 쾌락도 없는 관계로 스스로를 밀어넣는다. '친구'라는 말이 환기하는 다정함이 아니라, '나를 다스리는 자는 나를 아끼는 자가 아니라 고독하게 하는 자'라고 규정 한, 어떤 우정이다. 또 사회학자로서 희망 버스 참여나 다양한 시 매체 실험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불타는 책을 들고 오는 여인을 끌어안듯이' 기꺼이 우정으로 표상할 수 있는 공동체의 '전위'를 감수한다. 그렇게 '사랑과 우정사이'의 긴장이 노래방의 통속에 한 발 담그고, 고결함으로 나아간다. 올해의 시집이지만, 올해의 시인으로 봐도 좋다.



 

올해의 센세이션 : 안철수

정치권이 뿌리부터 흔들렸다. 환영하거나 안절부절 못했다. "박 변호사가 시장을 하면 훌륭히 하실 수 있다는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50퍼센트 지지율을 양보하면서는 이렇게 말했다. 박원순은 11월 16일, 세계 최초로 서울시장 취임식을 인터넷 생중계했다. "지금까지 말해왔던 사회적 책임이나 공헌을 행동으로 옮긴 것 뿐" 1천5백억원을 환원하면서 그가 한 말이다. 몇 통의 편지, 몇 마디의 말, 선선한 기부. 안철수는 조용히, 다만 행동으로 보여줬다. 언론에선 '무언의 정치'라는 말까지 나왔다. 돌풍이, 그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불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우린 지금껏 정치권, 혹은 그 언저리에서 이렇게까지 무구한 진심을 보여준 남자를 본 역사가 없으니까.



 

올해의 래퍼 : 빈지노

빈지노의 가사는 별다른 자치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자체로 펄떡거린다. 가사를 써놓고 흐름을 끼워 맞추는 게 아니라, '플로우'와 가사가 완벽히 일치하는 것처럼 들린다. 혀를 어떻게 놀릴 건지, 어디서 누르고 어디서 지를 건지 철저히 계사하는 대신, 뭐든 써놓고 내뱉다 보니 이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지난해 그는 시미 트와이스와 그룹 재지팩트를 결성해 앨범을 발표했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여름과 가을, 각각 한 곡의 싱글을 발표했다. 목소리는 여전히 차지고, 밀고 당기는 리듬감은 더 쫀득쫀득해졌다. 올해가 가기 전에 정규 앨범을 기다린다.



 

올해의 투잡 : 버벌진트

여느 케이블 방송에서 종종 들리던 기름진 목소리와 교포 같은 억양이 버벌진트라는 걸 알았을 때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코카콜라, 닛산 큐브, 데미소다, LG텔레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그가 성우로 연한 광고들이다. 버벌진트 개인에겐 좋은 일일지 모르겠으나, 음반을 들을 때 자꾸 광고 멘트가 생각난다면...광고 시장에선 상한가라지만 음반으로 듣는 버벌진트의 목소리는 어쩌다 디플레이션에 빠졌다.



 

올해의 Dj : 유희열

KBS FM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에서 유희열은 3년 7개월 동안 심야의 제왕으로 군림했다. 그는 짓궂었고, 느끼하게 굴었다. 야하고 건방지며 무례하기까지 했다. 가끔은 제멋대로였다. 그래서, 그가 사랑스러웠다. 유희열이 그렇게 굴 때, 게스트는 그게 방송이라는 걸 잊고 가장 자연스러운 언변을 들려줬다. 청취자는 정신줄 놓고 취한 것처럼 웃었다. 그들은 '라천민'이라는 소속감으로 뭉쳐 있었고, '라디오 천국'을 만드는 모든 스태프 또한 가족 같았다. 이건 라디오 방송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커뮤니티가 아니었을까? 이제 밤 12시에 KBS 2FM을 틀어도, 그들 누구의 목소리도 들을 수 없다. 낙엽 같은 남자 유희열, 안녕.



 

올해의 타타타 : 프로야구 4강 감독 전원 경질

작년부터 올해까지 총 여섯 명의 감독이 경질됐다. 박종훈을 제외한 다섯명은 준프레이오프나 우승을 경험한, 이름 앞에 '명장'이라는 수식어가 심심찮게 붙었던 감독들이다. 이제 김현수의 별명 '4할도 못 치는 바보'를 그들에게 '우승도 못하는 바보'라고 돌려줄 만도 하다. 김성근, 선동렬, 조범현, 박종훈, 로이스터, 김경문이 그 면면이고, 이 가운데 김경문과 선동렬은 새로운 자리를 찾았다. 아, 야구 모른다. 그래서 야구가 재미있다고는 하지만...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 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야구가 그렇고 인생이 그럴지언정, 이들 앞에서 함부로 부르는 건 삼가야겠다.



 

올해의 이별 : 최동원과 장효조

장효조의 통산 타율은 3할 3푼 1리다. 최동원은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거뒀다. 깨지지 않은 기록은 많지만, 절대로 깨지지 않을 거라고 얘기하는 기록은 드물다. 신나는 가을야구를 앞두고 장효조와 최동원이 세상을 떠났다. 9월 30일 롯데가 지정한 '최동원의 날'에 그의 등번호 11번이 영구 결번되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자는 장효조의 아들이었다. 어쩐지 좀 늦은 것 같은 이야기들. 삼성과 롯데가 정규시즌 1, 2위를 차지한 것이 조금 위로가 되었을까? 투병중이란 소문이 돌았을 땐, 앞 다투어 괜찮다고 했다. 알리지 말라고 했다. 그 말에 야구팬들은 한 번 더 울었다. 이제 '장효조 타격상'이나 '최동원 최고 투수상'을 기다린다.



 

올해의 가게 : 유니페어

강남구 신사동 646-18번지. 유니페어는 엄격한 인상이다. 만만한 쇼윈도가 없는데다 안이 들여다보이지도 않는 굳건한 철문은 힘줘 밀어야 슬쩍 열린다. 말하자면 거긴 오다가다 들르기엔 진입장벽이 '느껴지는' 쪽이다. 황홀은 그 너머에 있다. 에드워드 그린부터 로크까지, 알든부터 파라부트까지 브랜드의 집합은 다양하면서도 단정하다. 취향의 나열이 아니라 취향의 정돈이랄까? 딛는 곳마자 조금씩 다른 울림을 내는 나무바닥, 바위같은 가죽 소파에 앉아 구두를 신어보면, 이러려고 그동안 고생했나 싶다. 유니페어에선 호강이 쉽다(눈호강이라도). 그곳에서 심장이 빨라지지 않는 남자는 남자도 아니다.



 

올해의 상실감 : 김연아

대한민국에게, 지난 몇 년과 올해는 전적으로 달랐다. 그녀가 없었다. 분명 지난 4월 모스크바에서 쇼트 '지젤'과 프리 '오마주 투 코리아'를 선보였지만, 아주 먼 옛일인 듯 까마득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저도 모르게 그녀의 벤쿠버 영상을 다시 봤을까. 논에서도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겨울이 오는데 김연아는 여전히, 없다. 어쨌든 그녀의 선택을 응원하지만, 상실감은 세상의 계절이 다하도록 끝나지 않는다.



 

올해의 승리 : 심수창

심수창은 700일이 넘도록 승리가 없었다. 최장 기간 연패 기록을 새로이 작성 중이었다. 그런 심수창이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 됐을 때의 비참은 어땠을까? 모두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한 사람에게는 가혹한 일이었따. 심수창은 함께 트레이드 된 박병호와 같은 방을 배치 받았고, 그 방에서 나가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울었다. 786일 만의 승리 후에 가진 인터뷰였다. 그는 "매 경기 최선을 다했는데도, 1승이 어려웠다"는 소회를 밝혔다. 세상엔 수많은 우연과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있다. 자기 책임이 아닌 경우가 더 많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침내 그 '방' 바깥으로 나가서 '승리'하려면, 다시 모든 걸 자기 책임으로 돌리고 계속할 수밖에 없다. 심수창과 함께 울면서 든 생각이다.



 

올해의 팀 : 전북 현대 모터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북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알 사드에 졌다. 아시아 2등이다. 최강희 감독과 전북 현대 모터스의 축구는 '닥치고 공격'이라 일컬어지는 공격축구다. 져도 재미있다. 진 경기도 볼 만하다. 지고나면 화가 나야 되는데, 져도 잘했다는 말이 앞선다. 이미 축구팬들은 국가대표 경기를 통해, 이겨도 화가 나는 경기에 대한 학습이 충분한 상태다. 국가대표에서 찬밥 신세인 이동국은 전북에서 한국 프로축구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우뚝 섰다. 국가대표에서도 잘나가는 서정진은 전북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11월 30일, K리그 챔피언 결정전이 열린다. 전북 현대는 정규 시즌 1위의 자격으로 느긋하게 적수를 기다리고 있다. 알 사드의 '침대 축구' 떄문에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전북의 화려한 공격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기회다.



 

올해의 베스트 드레서 : 윤종신

1990년 데뷔 이래, 윤종신은 지금이 가장 멋지다. '슈퍼스타K 3'에선 매주 새로운 머리를 하고 나왔다. 틴틴처럼 가운데를 세웠다가, '싱글맨'의 콜린퍼스처럼 고전적이기도 했다. 더불어 뿔테 안경의 다채로움, 셔츠의 깃, 재킷이 몸에 감기는 정도와 보타이의 폭까지. '라디오 스타'나 '비틀즈 코드'에선 또 그에 맞는 가벼움을 입을 줄 알았다. 전체적으로 기본기가 확실하니, 진행자로서나 심사위원으로서 윤종신의 권위 중 일부는 명백하게 그 스타일로부터 기인한다.



 

올해의 게스트 : 1박 2일 '여배우 특집'

최지우 입수, 이건 무조건 재밌는 상황 아닌가. 김수미 입수 후 실신, 이건 뉴스 속보감이고 염정아 묵은지 손으로 찢어 먹기, 이건 또 뭔가? 김하늘 야외 취침. 놓치면 아쉬울 아이템이다. 유명인의 '인간적인' 모습에 열정적으로 호응하는 트렌드로부터 여배우들은 '나는 인간이다'라는 무대에서 경연이라도 펼치듯 평소의 자신을 편안히도 드러냈다. 친근감과 어떤 연민은 자연스레 따라왔다. 여배우를 한자리에 모았다는 곤두서는 이슈부터, 헤어지며 울던 장면의 따뜻함까지. '1박 2일' 여배우 특집은 애시당초 토끼가 몇마리였든 그 토끼를 다 잡은 경우였다.



 

올해의 배짱 : 한예슬

'공인과 책임'을 들이대는 이들의 오지랖은 태평양보다 넓었지만, 그녀는 훌쩍 태평양을 건너 날아갔다. 그리고 돌아와서, 피해를 주고 어려움을 준 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만, 개선되지 않을 상황에 대해서는 옳은 일을 했다고 믿고 싶다고 밝혔다. 그녀의 행동은 '착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비난의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유독 연예인에게 빡빡한 잣대를 들이대는 상황엔 유독 연예인이 많은 돈을 번다는 사실이 맞물려 있지만, 그 역시 절대적인 기준일 수는는 없다. 약자는 상대적이다. 그 목소리가 약자의 것이라면 응당 귀를 기울이는 게 맞다.



 

올해의 제목 : '내가 제일 잘나가'

모름지기 노랫말은 의미가 아니다. 촌수로는 장단이나 운율에 더 가까울 것이다. 다만 사전 안 뒤져볼수록, 밑줄 안 칠수록 좋은 노랫말인 것은 머리가 아니라 입으로 안다. CL이 낮고 단조롭게 내는 '내가 제일 잘 나가'는 듣자마자 입에 붙은 말이다. 발음할 때는 등 뒤에서 베이스 드럼이 궁궁 울리는 효과까지 있었다. 안 그래도 '센' 말이 보란 듯이 증폭됐다. 힙합에서 흔한 '시건방'의 형식이었지만, 다 저 힘들다고 징징대는 올 한 해의 틈바구니에서 나온 이 한마디는 통쾌했고, 소중했다. 얼마나 잘나가는지 알아달라는 뜻이 아니므로, 가사 볼 것도 없었다. 저 한마디면 충분했다.



 

올해의 1번 트랙 : 문샤이너스 '나방인간의 비상'

'The Mothman Rising'의 부제는 '나방 人間의 飛上'이다. 자연스럽게 He6의 '달리는 人間'이 떠오른다. '달리는 人間'은 빡빡한 연주만으로 9분을 달렸다. '나방 인간의 비상'은 그보단 짧지만, 적어도 최근 몇 년간 대중가요에선 이런 시도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사이키델릭 록이든 펑크Funk든, 문샤이너스는 작정한 듯 치고 나오며 앨범의 출입문을 격파한다. '합주'라는 말에 꼭 어울리는 이 연주는 과연 즉흥일까? 드럼과 베이스는 경주하듯 리듬을 쌓는다. 전자기타는 바람 소리, 피리 소리에 머무르다 까르릉 본성을 드러낸다. 신경을 곤두세우는 오르간까지. 켜켜이 쌓이는 소리의 신명나는 굿판. 차승우는 노브레인 1집 '청년폭도맹진가'에 수록된 '십대정치'에서도 이런 기타 솔로를 한 적이 있다. 이번에 밴드 전원이 함께다. 2번 트랙부터 담백한 로큰롤이 나오는데, 자꾸만 1번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해의 두 사람 : 이지아, 서태지

은둔 중인 스타, 여배우, 비밀 결혼, 이혼과 돈, 정치와 음모. 같은 날, 두 사람의 이혼 기사가 나오기 한 시간 전엔 "검찰이 김경준에게 BBK관련해 '이 대통려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면 형량을 낮춰주겠다'고 보도한 '시사in'보도는 허위가 아니다"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건 두 건의 법무법인이 같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음모론의 배경이 되었다. 대중은 물론, 언론까지 뭔가를 증폭시키고 있었다. 그 와중에 서태지는 여전히 멀리 있었고, 이지아는 신상을 털렸다. 이 두 사람은 결국 모종의 희생양이라는 분석에도 힘이 실렸다. 하지만 진짜 희생양은 따로 있었으니, 키 큰 그 남자는 다만 순정했을 것이다. '가십'이라는 말이 어쩌면, 생각보다 많은 걸 간과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이걸 환기한 것도, 두 사람이다.



 

올해의 세 사람 : 옹달샘 '유상무, 유세윤, 장동민'

이건 숫제 한 사람의 호흡이 아닐까? 유세윤의 발랄한 광기, 장동민의 느릿한 오기, 그리고 유상무의 어설픈 패기. 셋의 조화는 절묘하다 못해 자연스럽다. 자연스럽다니,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일 아닌가. '코미디 빅리그'의 '기막힌 서커스'를 통해, 해도 너무한 웃음을 분출하고 있는 세명은 대본이 무색하도록, 무대에 나오기만 해도 웃겼다. 총 아홉 번의 에피소드를 통하는 동안, 지겨워할 새도 없이 진화한 코미디를 보여준 팀은 옹달샘이 유일했다.



 

올해의 캐릭터 : 김꽃두레 '안영미'

강하다 강해. 동료 개그맨들은 혀를 차듯 탄복했다. '코미디 빅리그'에서 김미려, 정주리와 '아메리카노'라는 팀을 이룬 안영미는 김꽃두레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뒤집어쓰고서 의자 위에 쭈그려앉아 허드렛말을 늘어놓는다. 효과음으로 미루어 거대한 모터바이크를 몰고 다니는 그녀는 '츄리닝바람'에 쏘다니며 독특한 방법으로 침을 뱉을 줄 아는 그런 여자처럼 보인다. 그런 여자거나 말거나 김꽃드레에겐 이렇다 할 의지가 없다 .뭘 어떻게 해보려는 생각이 없다. 그녀는 그토록 확실한 존재감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간호사면 간호사, 폭주족이면 폭주족, 귀부인이면 귀부인, 캐릭터는 지천이지만 김꽃두레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김꽃두레다. 어쩌면 '김코뚜레'일지도 모른다. 그것조차 상관 없다.



 

올해의 활약 : 윤계상

드라마 '최고의 사랑'뿐이었다면 윤계상은 올해, 몇 해 전 알렉스가 차지했던 자리를 무난히 고수했을 것이다. 영화 '풍산개'뿐이었다면 윤계상은 올해, 아이돌 출신 배우의 가능성에 대한 예로서 심심하지 않을 만큼 회자되었을 것이다. 시트콤 '하이킥!짧은 자리의 역습'뿐이었다면 윤계상은 올해, 자신의 웃는 얼굴에 대한 클리셰를 그토록 즐겁게 정면돌파하지 못했을 것이다. 윤계상은 올해, 세 개의 꼭지점에서 각각 다른 배우로 보였고, 그건 윤계상이라는 이미지를 보다 복잡하게 만들어버렸다. 어쩌면 그는 올해 간신히 '윤계상'이라는 이미지를 지웠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그것을 반복하든 전혀 새롭든 올해 그의 활약은 눈에 보이는 것부터 보이지 않는것까지 힘을 갖춘 시간이었다.



 

올해의 셰프 : 로지스시 '이동열'

해외 유학파 셰프가 잘 빠진 레스톨을 하나 내고, 홍보대행사에 요청해 기사를 만든다. 파워 블로거가 방문하고 셰프는 연예인처럼 유명해지는 게 어느새 곤행처럼 굳어진 레스토랑 '오픈 행사'다. 올해 그 푸닥거리가 더 큰 소리를 내는 동안, 신이문동 로지스시의 이동열 셰프는 홀로 더 빛났다. 출신 요리학교를 묻는 사람에겐 '그게 뭐 중요하나'라고 퉁기고, 가격이 너무 싼 것 아니냐는 사람에겐 '청담동 유명 스시집이나 나나 노량진시장 같은 집에서 같은 재료 사서 쓰는데 더 비싼 게 더 이상한 거 아니냐'고 자른다. 그 태도는 한 점 스시의 맛이 군더더기 없이 완벽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 지킬 것은 칼같이 지키는 마음과 허식은 돌같이 보는 마음을 엮어 '올해의 셰프'로 꼽는다.



 

올해의 반짝 : 붐

제대 후 곧장 '라디오스타'에 나온 붐은 태풍 같았다. 그 자신이 태풍의 눈이었다. 어설프면서도 능글능글 구렁이 담넘어가는 식 유머는 '군대'를 등에 없고 속전속결 세력을 부리는 듯 했다. 그런데 그게 고비였다. 붐은 거기서 치고 나가기보다 쉬어가는 제스처를 취했다. 물론 '쉬어가는'이라기보다는 '여유있어 보이는'이라든가, '멀리 내다 보는'이라고 봐줬으면 하는 느낌이었다. 요컨대 그는 대놓고 나서기보다 고르려고 했다. 보다 나은 것, 보다 편한 것, 보다 그럴싸해 보이는 것. 그는 예능판으로 무사히 돌아왔지만, 태풍은 세력이 약해져 동해로 빠져나갔다는 뉴스가 들리는 듯 했다.



 

올해의 무한도전 '조정 특집'

MBC '무한도전'이 구축한 세계와 캐릭터는 6년간 끝나지 않는 드라마 같다. 다지고 또 다져올린 집처럼 흔드림이 없다. 그래서 '무한도전'이 스포츠 특집으로 레슬링, 봅슬레이에 이어 조정을 한다고 했을 때 어떤식의 이야기일지 예측 가능했지만, 실망하진 않았다. 무한도전은 정해진 구성과 플롯을 그대로 따라가지만 에피소드 별로 조금씩 다른 재미를 주는, 시리즈 드라마와 같다. 하물며 이번 조정 특집은 다른 특집에 비해 여건이 안 좋았다. 내내 화면의 반절이 빗방울과 안개로 덮이고, 극적인 이야기를 만들만큼 멤버들의 기량도 발전이 없었다. 그래도 시청자는 또 하나의 멤버가 되어 카메라 뒤 상황을 체크했고, 드라마를 이어 붙였으며, 기승전결을 완성했다. '조정 특집 그랜드 파이널'에서 정형돈이 눈물을 흘리며 "내가 봤어! 우리 진짜 잘 탔어!" 외친 것도 얼마나 '드라마틱'한가. 삐걱거린 특집도 '레전드'로 만드는 힘, 유재석도 잘생겨 보이게 하는 힘, 정형돈도 정재형도 스타로 만드는 그 힘이 '무한도전'엔 아직도 차고 남는다.



 

올해의 앨범커버 : 슈퍼주니어 Mr.Simple

화끈했다. 사진은 노골적이고, 스타일링은 더했다. 일단, LP를 연상시키는 크기에 마블코믹스 같은 서체로 'SUPER JUNIOR'를 써서 배경으로 꽉 채우고 열명의 커버를 각각 만들었다. 가사와 크레딧이 적힌 속지는 복고, 스타일링은 진보의 전선이었다. 더불어 멤버 열명의 사진이 앞뒤로 인쇄된 열장의 속지는 그야말로 짱짱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느낌까지 포함해서, 이걸 뽑는다.



 

올해의 영화 포스터 : 푸른 소금

이건 '최고의 포스터'와 상관이 없다. 처음 그 포스터를 봤을 때, 나이 차가 좀 나는 두 '여자'의 여정을 따라가는 버디무비인가, 생각해보긴 했다. 포스터 속에서, 송강호는 오랜만에 '촌스럽다'는 말이 어울렸고, 신세경은 물색없이 뻔해보였다. 배우의 얼굴을 떡하니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은 모종의 비밀과 호기심을 전제로 할텐데, 이건 낯설 것도 없이 마냥 진부했다. 이 영화의 미덕은 여전히 관객의 몫으로서 살아있겠으나, 이 포스터가 내건 이미지는 유통기한이 지난 어떤 감성의 거침없는 추락, 그 자체였다.



 

올해의 콤비 : '시크릿 가든'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감독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그렇다고 남자들이 거부할 일도 없는 지점.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감독이 '시크릿 가든'에서 판을 벌인 곳이다. 판타지를 현실적으로, 현실을 판타지처럼. 몇 작품째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뭘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전지전능했다. 공주가 되어야 할 여자는 공주가 될 것이고 왕자가 되어야 할 남자는 왕자가 될 것이라는 믿음. 그 세계에 관한 가장 현재적인 확신. 앗쌀했다.



 

올해의 선수 : 오승환

윤석민의 MVP 수상이 더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오승환이 MVP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힌 걸 정상적으로 보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정도로 그의 업적을 깎아내리기는 어렵다. 오승환의 존재감은 기록 이상이었다. 이를테면, 오승환은 투수 설까치의 세계에 가있는 듯한 직구를 던졌다. 별명은 '끝판왕'. 대본소 만화 제목으로 본 것도 같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무패 구원왕, 최연소 200세이브,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세이브. 오승환이 서른살에 세운 기록이다. 스포츠는 스포츠지만, 꿈을 꿀 만한 부분이 있어야 '이것이 스포츠다'하고 호명되는 역설이 있다. 오승환은 내년에 서른 한살이 된다. 한편, 한국에 더 이상 적수가 없는 끝팡왕은 세계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데...



 

올해의 목소리 : 이다윗 '전선야곡'

영화 '고지전'의 전투는 확인사살을 위해 쏘는 총알 같았다. 잔혹하고 지긋지긋했다. 하지만 전쟁의 단면엔 웃음과 적막도 있었으니, 이다윗이 부른 '전선야곡'은 지친 전장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열일곱살 남자애가 내는 그렇게나 고운 목소리. '정한수 떠 놓고서 / 이 아들의 공비는 / 어머님의 흰 머리가 / 눈부시어 울었소' 살인을 감당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가 부르는 이런 가사. 인류가 초래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진창에서, 남성식 이병인 부른 노래는 얼음물처럼 맑았다. 노래는 국군, 인민군 할 것 없이 울렸다. 그 침묵과 눈물이 관객석까지 이어졌다. 아무렇지도 않게.



 

올해의 존재감 : 유재석

'런닝맨' 초반, 유재석이라도 안되는 건 안되나 보다 했다. 그는 PD에게 인내심을 갖자고 했다는데, 그런 용기는 그만이 낼 수 있는 걸까? 결과적으로, 화제의 '나는 가수다'와 우직한 '1박 2일' 사이에서 '런닝맨'은 쫀쫀한 존재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한편 '무한도전'에서 슬쩍 뒷전으로 빠지는 뉘앙스였다. 정준하와 정형돈에게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진행이었다. 프로그램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자신을 의도적으로 삭제하는 유재석에게 '올해의 MC'가 아닌, '올해의 존재감'으로 뽑는다. 강호동이 사라진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채로.



 

올해의 실망 : MBC

김제동, 윤도현, 김미화, 김흥국, 김종배, 김어준. 이제 MBC에서 만날 수 없게 된 진행자 목록이다. '시사매거진 2580'에서 한진중공업 사태를 다루는가 했더니 필리핀 현지 사정을 전하는 식으로 애둘러가고, 곧이어 3대 평양냉면집 꼭지를 내보내는 건 무슨 희극 같았다.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 겨관'으로 선정된 날 'MBC 뉴스데스크'는 이 소식을 톱뉴스로 다뤘다. 1조 2천억원 이상의 경제효과, 지역 경제 성장이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공정과 균형 같은 언론의 원칙, 끝까지 의심해야 한다는 기자 정신 같은 걸 지금의 MBC에 기대하는 게 왜 무리한 일이 됐을까?



 

올해의 건축 : 세빛둥둥섬

어떤 관점에서, 세빛둥둥섬은 서울 건축의 정점에 있다. 지난 여름비 때문에 공사는 늦어졌다. 둔치와 세빛둥둥섬을 잇는 다리는 부실공사로 판명났다. 견딜 수 있는 하중에 한계가 있어서 소방차도 못 들어간다. 반포 둔치에서 강북을 바라보는 시야는 턱 막혔다. 시행사와 운영사 사이의 갈등 때문에 내부 공사도 중단됐다. 개장은 올해 12월 30일로 미뤄진 상태다. 결과적으로, 세빛둥둥섬은 자연과 극도로 불화하고, 미학적으로 극악스러우며, 실용적으로는 죽은 건축이 되었다. 한강르네상스의 수장이었던 오세훈 전 시장이 이제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일까? 건축은 되돌릴 수 없다. 강도, 자연도 마찬가지다. 오세훈 시절의 서울 건축은, 흥행에 실패한 서커스 같았다.



 

올해의 고군분투 : 동방신기

'Rising Sun'은 동방신기를 소년에서 남자로 만든 곡이다. 아직 소년티를 못 벗은 남자들이 미간에 힘주고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귀엽기도, 멋있기도 했다. 올해, 두 명이 된 동방신기가 몇 차례 이 곡을 선보였다. 두명이서 다섯이 하던 걸 하려니 바쁘고 어려운 건 당연한데, 동작은 훨씬 크고 절도 있었으며, 마지막에 선보이는 유노윤호의 독무에는 이를 악문 결기마저 있었다. 그런데 정말 두 명이기 때문이었을까? 이제 완연한 남자가 된 이유는 아닐까? 어느 쪽이더라도 인정 할만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에서 발표한 곡들의 품질은 그저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매무새를 갖추고 있었다.



 

올해의 지리멸렬 :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라는 80년대의 경구같은 이성복의 문장을 떠올리는건 가당치도 않다. 모두 아프다고 하는데, 치료제 줄 생각은 않고 진통제만 잔뜩 먹이는 어른들로 가득한 한해였다.



 

출처 : 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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